사주이야기
1954년생과 1961년생 사이, 사라진 30분
사주에서 태어난 시각이 중요하다는 말은 자주 듣습니다. 그런데 그 시각을 무엇에 맞춰 읽을 것인가는 잘 다루지 않습니다. 한국의 표준시는 지난 백 년 동안 여러 번 바뀌었고, 그 사이에 태어난 사람의 명식은 지금 기준으로 그냥 읽으면 어긋납니다.
동경 127.5도를 쓰던 시절
한국은 1954년 3월 21일부터 1961년 8월 9일까지 동경 127.5도를 표준시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지금 쓰는 동경 135도보다 30분 이른 기준입니다. 같은 “오전 9시”라도 1957년의 9시와 오늘의 9시는 실제 태양 위치가 30분 차이 납니다.
30분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시주는 두 시간 단위로 끊깁니다. 23시부터 자시, 1시부터 축시, 3시부터 인시. 경계에 걸린 사람에게 30분은 칸 하나를 통째로 옮기는 차이입니다.
서머타임이 겹친 여름
여기에 서머타임이 더해집니다. 1955년부터 1960년까지 여름마다 시계를 한 시간 앞당겼습니다. 1987년과 1988년에도 같은 일이 있었고요. 1948년부터 1951년까지도 시행된 기록이 있습니다.
1955~1960년 여름에 태어났다면 두 가지가 동시에 걸립니다. 표준시가 30분 이르고, 거기에 서머타임으로 한 시간을 더 당겨놨습니다. 출생신고서에 적힌 시각은 그 당시 벽시계를 보고 적은 숫자입니다. 지금 기준으로 옮기려면 한 시간을 빼고 30분을 더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30분을 빼는 셈인데, 둘 중 하나만 반영하면 30분이 통째로 틀어집니다.
| 출생 시기 | 당시 기준 | 지금 기준으로 옮기려면 |
|---|---|---|
| 1954.3~1961.8 (평시) | 동경 127.5도 | 30분 더하기 |
| 1955~1960 여름 | 127.5도 + 서머타임 | 30분 빼기 |
| 1987~1988 여름 | 동경 135도 + 서머타임 | 1시간 빼기 |
| 그 외 | 동경 135도 | 그대로 |
진태양시는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표준시 보정과 진태양시 보정은 별개입니다. 표준시 보정이 “시계 기준을 맞추는 일”이라면, 진태양시 보정은 “내가 태어난 그 땅의 해를 기준으로 다시 읽는 일”입니다.
서울은 동경 126.98도에 있습니다. 표준시 기준선인 135도보다 서쪽이라 해가 그만큼 늦게 뜹니다. 차이는 약 32분. 그래서 서울에서 태어난 사람의 진태양시는 시계보다 32분 이릅니다. 부산은 129도라 약 24분, 목포는 126.4도라 약 34분입니다.
재미있는 건 1954~1961년 구간입니다. 이때는 표준시 기준선 자체가 127.5도였으니, 서울(126.98도)과의 차이가 2분밖에 안 됩니다. 이 시기에 태어난 서울 사람은 진태양시 보정이 32분이 아니라 2분입니다.
사주 풀이는 해석의 영역이 넓습니다. 같은 명식을 두고 사람마다 다르게 읽습니다. 하지만 명식을 뽑는 일, 그러니까 여덟 글자를 정하는 계산은 해석이 아닙니다. 천문학과 표준시 이력으로 답이 정해집니다. 여기서 틀리면 그 위에 쌓은 이야기는 전부 다른 사람 것이 됩니다.
덧붙이면 1908년 4월부터 1911년 12월까지도 127.5도를 썼습니다. 대한제국 시기입니다. 지금 살아 계신 분은 없겠지만, 조상의 명식을 뽑을 때는 해당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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